반덤핑 관세에도 타이어업계 선방…북미수출은 감소

미국 반덤핑 관세 영향은 미미…물류비 상승 악재는 여전

미국 한국산 타이어 반덤핑 조사 (PG)
미국 한국산 타이어 반덤핑 조사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북미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국내 타이어 3사가 모두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한국 타이어 업체가 올해 상반기 북미 지역에 수출한 타이어와 튜브는 4억9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억5200만달러)에 비해 9.8% 감소했다.

북미로 수출한 신차용 타이어(OE)는 4억7787만9000달러로 작년보다 10.2% 줄었고, 교체용 타이어(RE)는 473만5000달러로 20.8% 감소했다.

반덤핑률은 한국타이어 27.05%, 금호타이어 21.74%, 넥센타이어 14.72%로 산정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타이어 업계가 미국 반덤핑 관세에 선복 부족, 원자재(고무) 가격 상승까지 3중고에 처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키너지 AS ev'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키너지 AS ev’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유럽에 수출한 타이어와 튜브는 6억6천90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58.9% 늘었고, 중동 지역 수출액은 1억9600만달러로 작년보다 15.3% 늘었다.

우리나라의 타이어·튜브 수출은 유럽이 40.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북미(30.4%), 중동(12%) 등의 순이다.

국내 타이어 3사의 상반기 실적 역시 예상 외로 좋은 성적표를 내놓으며 선방했다.

또 미국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과 현지 판매를 모두 포함한 북미 지역 매출액은 오히려 작년보다 늘면서 반덤핑 관세의 영향도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 판매가 작년보다 늘고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비중도 38%까지 확대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1.9% 증가한 373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북미 지역 매출액은 9천14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7%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7%로 지난해보다 1.5%포인트 늘었다.

금호타이어, 기아 EV6에 공명음 저감 타이어 공급
금호타이어, 기아 EV6에 공명음 저감 타이어 공급[연합뉴스 자료사진]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1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작년 동기(영업손실 539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북미 지역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해 작년 상반기보다 33.1% 증가한 299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6%로 지난해보다 1.1%포인트 늘었다

넥센타이어는 상반기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작년 동기(29억원)의 약 9배로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북미 지역 수출액은 작년 상반기보다 22.7% 증가한 2466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미국 반덤핑 관세가 타이어 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타이어와 관련해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2분기에 매출액 대비 1.2%(약 200억원) 수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에는 1% 미만의 영향을 주는 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센타이어 '엔페라AU7'
넥센타이어 ‘엔페라AU7’ [넥센타이어 제공]

다만 반덤핑 관세보다는 오히려 선복 부족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업계의 전체 북미 수출택이 감소한 이유는 수출에 필요한 선박이 부족해진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미국 반덤핑 관세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북미에 현지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수출로 모든 수요에 대응해야 해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연구원은 “운임이 지속 상승하고 있어 운반비 부담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을 인상한다고 해도 운반비까지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수출 선박을 구하지 못해 이미 지난 6∼7월 사흘씩 세 차례에 걸쳐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