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권운동 상징 존 루이스 의원 “췌장암 4기”

이달 정기검진서 발견…”새로운 치료법에 실낱같은 기대”

1963년 ‘워싱턴 행진’ 최연소 연사…33년째 연방하원 지켜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이자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정치인인 존 루이스 연방 하원의원(79, 민주)이 최근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스 의원은 “이달 정기검진에서 암이 발견됐으며 새로운 치료법이 작지만 가능성이 있는 기회(fighting chance)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루이스 의원은 “지금까지 살면서 자유, 평등, 기본인권 등 수많은 싸움을 벌여왔지만 이와 같은 (암과의) 싸움은 처음이다”라면서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곧 다시 전선에 서게 될 것”이라고 암 극복을 위한 의지를 밝혔다.

애틀랜타 지역구로 현재까지 33년째 연방 하원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는 루이스 의원은 앨라배마 출신으로 테네시 내시빌 학생운동권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곧바로 마턴 루터 킹 목사 진영의 주요 인사로 부상했다.

지난 1963년 유명한 ‘워싱턴 행진(March on Washington)’에서 최연소 연사로 활약했지만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2차례의 폭행 피해였다. 1961년 ‘프리덤 라이더’의 일원으로 나섰다가 유혈이 낭자하게 폭행을 당했고, 1965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로 잘 알려진 앨라배마 셀마 행진에서 주경찰의 곤봉에 두개골을 맞아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 폭행사건은 전국적인 분노를 일으켰고 결국 연방의회가 1965년 선거권리법(Voting Rights Act)을 통과시키게 한 원동력이 됐다.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한 루이스 의원은 1986년 민권운동 동료인 줄리언 본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조지아 주의원이었던 본드는 루이스 의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선거자금을 모았지만 루이스 의원측이 제기한 마약 사용 등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낙선한뒤 정계를 떠났다.

이후 해당 지역구에서 한 번도 경합을 펼치지 않고 손쉽게 내리 16선에 성공한 루이스 의원은 지난 2018년에도 경쟁 후보 없이 무투표 당선돼 17선에 성공했다. 동료 의원들에 의해 ‘하원의 양심’으로 불리는 루이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가장 비판적인 정치인이며 이번 하원 탄핵소추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존 루이스 의원/ 출처=obamawhitehouse.archives.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