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멕시코 국경장벽 가로지른 분홍색 시소

 

반이민 갈등 상징 선랜드파크에 설치…”우린 연결돼 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를 나눈 국경 장벽에 예술가들이 분홍색 시소를 설치했다. 여느 시소와 다름없이 아이들은 신이 나서 이를 탔고 어른들은 웃고 잡담하면서 지켜봤다.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캠퍼스 건축학 교수인 로널드 라엘과 산호세 주립대학 디자인 부교수인 버지니아 산 프라텔로 교수가 오래 전부터 구상했던 ‘시소 장벽'(Teeter-Totter Wall)이 29일 모습을 드러냈다.

30일 CNN에 따르면 두 교수는 지난 2009년 유머와 독창성을 통해 인간이 만든 장벽의 무용함을 보여주려는 시도로 이 시소를 구상했다. 10년 후인 이날 그들의 도면이 현실이 되었다. 라엘 교수는 이 시소를 제작한 후 뉴멕시코 선랜드파크의 멕시코와 미국을 가르는 장벽에 설치했다.

선랜드파크는 올해 한 민간단체가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며 국경 장벽을 건설한 곳이다. 또 우익 민병대 소속 대원이 중남미 이민자를 구금했다가 체포된 일도 발생했다.

이민 문제로 갈등 중인 이 지역에 통합을 상징하는 시소가 설치된 것이지만 이날 아무런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대학은 성명을 통해 사람들이 함께 모여 ‘단합된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멕시코측 참석자들은 아무런 (행사)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라엘 교수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이 행사가 기쁨과 흥분, 연대감으로 가득 찼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장벽은 말 그대로 미국과 멕시코 관계의 받침점이 되었다”면서 “한 쪽에서 일어나는 행동이 다른 쪽에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인식을 의미있는 방식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로널드 라엘 교수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