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8개월만에 1단계 무역협정 서명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Whitehouse.gov

시진핑 환영…중국, 2년간 미국 상품 2천억불 구매

트럼프 “2단계 무역협정 협상도 조만간 시작할 것”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해 지난 18개월간 지속됐던 미중 무역 분쟁을 끝내기 위한 신호탄을 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력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양국 간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18개월간의 무역 분쟁을 완화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과 맺은 1단계 무역협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류 부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협상은 양국이 어떻게 이견을 해소하고 대화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혔다.

이번 협정에 따르면 중국은 2년 동안 최소한 2000억달러 이상의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미국은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중단하거나 일부 인하했다.

류 부총리는 중국이 1단계 협상에서 한 약속을 준수할 것이며 이 협정은 양국과 전 세계에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2년간 미 상품 2000억달러어치 구매 약속

중국은 협정 체결 첫해에 767억달러어치의 미국 상품 구매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2년차에는 1233억달러어치의 미국 상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협정에 따르면 2년간의 총 2000억달러 규모 증액에는 중국에 대한 777억달러의 공산품 판매 확대도 포함돼 있다. 중국은 또한 미국의 에너지 구매액을 524억 달러, 서비스 구매액을 379억달러 늘릴 계획이다.

산업기계, 전기장비, 제약제품, 항공기, 자동차, 철과 철강, 광학 및 의료기기 등의 공산품이 중국의 2000억달러 구매 증가에 일부로 포함된다.

류 부총리는 “이번 협상에서 중국 기업들은 향후 2년간 내수시장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일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 정부 모두 이 같은 구매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시장 수요가 호황일 경우 중국 기업들은 구매를 더 확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2단계 무역협정에 관한 협상 조만간 시작”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정을 완료하는 즉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모두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3단계 무역협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우리가 협상할 카드가 없기 때문에 관세는 내버려 둔다”며 “하지만 우리가 2단계 무역협정을 마치면 관세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서명에 앞서 “중국이 원하면 이 협정은 작동할 것이다”며 “나의 협상 대상자들은 이 협정이 작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커들로 “협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1단계 무역협정 이행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협정 서명식에 앞서 중국에 대한 관세는 계속 부과될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정의 시행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을 준수할 수 있다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구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이 협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2단계 무역협정에 관한 협상은 1단계 협정이 체결되는 대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