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코로나 냉전,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도”

FT “양국 분노 폭발 직전…독립적 국제조사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 연구소 발원설과 관련, 미국과 중국 간 고조되는 긴장이 무력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의 수석 외교 칼럼니스트인 기디언 래크먼은 독립적인 국제 조사가 없는 상황에서 미중 간 책임 공방만 격화된다면 “최악의 경우, 양국의 모든 분노는 단순 냉전을 넘어 진짜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모두 그 위험한 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그 첫 번째 단계는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독립적인 국제 조사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크먼은 “중국 외교부는 증거 없이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유래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고 국제 조사에 대해 보이콧 협박 등 불합리한 공격으로 대응했다”며 “이러한 노력은 역효과를 내고 있고 오히려 반중 감정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차별적 공격이 증가하고 있고 톰 코튼 상원의원 등 미국의 원로 정치인들은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인공지능이나 양자컴퓨팅 등 기술 강의를 등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다만 래크먼은 중국 정부가 국제 조사를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봤다. 중국 정부가 △우선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의 이미지를 보호하는 데 필사적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를 반복하며 음모론을 꾸준히 퍼뜨려왔기 때문에 그 선의를 의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외 유엔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해 다른 당사국들이 참여한다면 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래크먼은 덧붙였다.

래크먼은 “중국과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권위 있는 과학자들이 조사한다면 음모론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한 다음 번 유행할 전염병을 피하기 위한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