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일단 매듭은 풀었다

백악관 협상서 ‘부분합의’ 도달…최종합의까진 ‘아직’

미국은 상품관세 인상 보류…중국, 농산물 수입 확대

블룸버그 “지식재산권 도용 등 중요한 문제 남아있어”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부터 15개월간 이어진 무역전쟁을 휴전하기로 합의하고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다만 최종합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劉鶴)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대폭 강화하고 일부 지식재산권 관련 조치와 금융서비스 및 통화 등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무역 분쟁을 종식시키는데 매우 가까워졌다”며 “그동안 미국과 중국은 많은 마찰이 있었지만 이제는 화합(lovefest)할 때다.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합의문을 작성하기까지 최대 5주가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오는 15일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0%로 인상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를 당초 4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다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12월부터 부과될 관세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는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쉐보레] 콜로라도
지난 10일부터 미국 무역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무역 대표단과 이틀간 무역 협상을 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주요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인 이해는 나눴지만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결정의 철회 여부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양국 간 무역전쟁이 더욱 격화됐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번 제한적인 합의로 단기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몇 가지 문제가 남아있다며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중국의 산업 보조금 등을 거론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테크놀로지와 관련한 이슈는 이날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별도의 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협상단이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날 협상 결과를 (무역)합의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블룸버그 통신은 오는 11월16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