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미국 호텔 인수 못해 피소

중국 안방보험 “15곳 호텔인수 계약 이행하라”

보증금 약 10% 예치한 미래에셋 “시간 더달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미국 내 15개 고급호텔을 매각하기로 지난해 합의한 중국 안방(安邦) 보험이 미래에셋 측에 계약 이행의 완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미 법원에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이날 미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미래에셋글로벌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이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당초 계약은 4월 17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내 15개 호텔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수 대금은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다.

미래에셋 측이 인수할 호텔은 안방보험이 2016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부동산으로, 미국 9개 도시에 분포해 있다. 해당 호텔은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JW메리어트 에섹스하우스 호텔 △샌프란스시코 인근의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리조트 △LA 인근 라구나 비치에 위치한 몽타주 리조트 △실리콘밸리 소재 포시즌스 호텔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의 페어몬트 호텔과 포시즌스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시카고와 마이애미의 인터콘티넨털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등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래에셋 측이 지난해 9월 계약금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예치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안방보험 측을 인용, 미래에셋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자금 조달과 관련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미래에셋 측이 안방보험에 채권금융(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당장 용이하지 않아 계약을 마무리할 시간을 더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이 급감하면서 호텔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 측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