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동결 협상설’ 일축

국무부 “북한 비핵화 목표는 WMD 완전제거”

미국 국무부는 9일 언론과 전문가를 통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핵동결’ 협상설을 재차 부인하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최종목표는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핵동결은 결코 비핵화 과정의 해법이나 최종 단계가 될 수 없다”면서 “핵동결은 우리가 시작 단계에서 보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핵동결을 최종 목표라고 규정한 적이 없다”며 “그것은 (비핵화) 과정의 시작(beginning)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핵동결에 초점을 맞춰 북한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앞서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NYT는 “판문점 회동이 열리기 수주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새로운 협상판을 짜기 위한 ‘진짜 아이디어’가 구체화돼 왔다”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암묵적으로 인정하면서 북한 핵의 현 상태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성사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선 “정상회담이나 협상은 아니었지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특별하고 역사적인 날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 정상은)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만남 동안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비롯한 많은 사안에 논의했다”며 미국의 협상팀이 이번 역사적 회동으로 매우 고무됐다고 전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특히 두 정상이 실무협상의 중요성에 대해 합의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실무협상의 ‘바통’을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으로 재개될 예정인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일정이 없다며, 양국 협상팀이 계속해서 연락하면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유럽 순방일정 중인 비건 특별대표는 현지에서 북측 대표와 접촉할 계획은 없다고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0일부터 일본, 필리핀, 한국, 태국 등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오는 17일 방한해 외교부 및 청와대 당국자와 만나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