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발 입국자 2차례 선별검사

“항공기 탑승전-미국 도착후” 중국이어 대상 확대

펜스 “특정 지역 국한돼 ‘전면 입국제한’은 않기로”

미국 정부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이탈리아 등 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국가·지역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항공기 탑승 전과 후 2차례에 걸쳐 발열 등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코로나19와 관련해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특정 고위험 국가·지역에서 오는 여행자는 ‘항공기 탑승 전'(prior to boarding) 선별검사에 더해 미국 도착 후에도 선별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특정 고위험 국가·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미 부통령실 대변인 케이티 밀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미 최근 14일 이내 중국에 체류했던 입국자에 대한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조치가 이탈리아·한국으로도 확대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 정부는 한국·이탈리아와 일부 유럽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들에 대해 항공기 탑승 전 발열 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앞으론 미 공항 도착 뒤에도 이 같은 검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 “대통령은 미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현재 미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차르'(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를 맡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바이러스 발원국 중국과 달리 한국·이탈리아에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19 발생이) 각국의 특정 지역에 국한돼(isolated)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알렉스 에이자 보건장관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이탈리아는 고도로 발달된 공중보건 및 보건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이자 장관은 “현재로선 우리 국민에게 ‘그곳(한국·이탈리아 등)에 가지 말라’고 하는 게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한국·이탈리아도 입국제한 조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미 정부는 중국에 대해선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에 체류했던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고, △미국 국적자들도 바이러스 발원지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다녀온 경우엔 미국 입국 후 별도시설에서 2주간 격리된다. 미 정부는 중동 지역의 코로나19 유행 국가인 이란에 대해서도 중국과 같은 조치를 취한 상태다.

미국에선 이날 현재까지 모두 74명(사망 1명 포함)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보고됐다. 여기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국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44명과 바이러스 발원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부 전세기 편으로 귀국한 3명을 제외한 미국 내 감염자는 27명이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달 29일 한국 대구광역시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베네토주에 각각 자국민들의 ‘여행 금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4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대구와 롬바르디아·베네토주를 제외한 다른 한국 및 이탈리아 전역엔 ‘여행 재고’를 요청하는 3단계 경보가 발령돼 있다.

트럼프 트위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