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의 홍역 사태…’잘못된 정보’가 원인

 

올들어 전국 22개주서 695명이 확진 판정…25년만에 최다
“백신이 자폐유발, 홍역이 암, 습진 예방” 등 루머에 현혹

미국에서 25년 만에 가장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올해에만 홍역 판정을 받은 경우가 700차례에 근접했다. 백신에 대한 부모들의 잘못된 정보가 확산을 키웠다.

AP 통신에 따르면, 애틀랜타에 위치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4일 오후 기준으로 올해에만 22개주에서 695명의 사람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 1994년 963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이후 가장 많은 수로 올해가 8개월이나 남은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환자의 약 4분의 3은 뉴욕주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브루클린과 로클랜드 카운티에 위치한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많이 발생했다. 그들 대부분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 내 일부 지역사회에서는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져 예방 접종률이 매우 낮다며 홍역과 볼거리 등의 백신이 자폐증과 연관되어 있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소셜 미디어 등에서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정통파 유대인 사회의 라비들은 백신을 반대할 종교적 근거가 없다며 신도들에게 예방 접종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거의 도입되지 않은 곳까지도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침투했다.

브루클린 인근 초정통파 유대인 지역사회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는 조지프 카플로비츠 박사는 “지역사회 내 반 백신 단체들이 잘못된 정보를 많이 퍼뜨리고 있다”며 “그 중에는 백신에 수은이 포함되어 있어 자폐증을 유발하고, 홍역 자체가 암이나 습진 등에 안 걸리도록 한다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로스앤젤레스(LA) 공중보건을 담당했던 조너선 필딩 박사도 “많은 부모들이 (예방접종을) 두려워한다”며 “아이들에게 그렇게 많은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부모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사실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홍역은 매우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기침이나 재채기 등 공기를 통해서도 확산될 수 있다. 이에 CDC는 어렸을 때 홍역을 앓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1세 이상의 모든 사람들이 예방 접종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홍역을 앓은 사람은 면역세포를 보유하게 된다.

1960년대 나온 홍역 백신은 안전하고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백신이 출시된 이후 미국에서는 지난 2000년 홍역이 거의 모두 사라진 것으로 간주되었다가 지난 2014년 다시 창궐해 667명의 환자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CD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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