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에 “달 착륙 같이 하자” 제의

NASA, 9월 아르테미스 계획 동참 요청해

마이니치 신문 “중국 우주굴기 견제 나서”

NASA 아르테미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이 지난해 9월 일본 방문 당시 일본에 미·일 공동 달 착륙 계획을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우주강국’ 목표를 내걸고 2030년대 달 기지 건설을 표방한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1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짐 브리덴스타인 NASA 국장이 지난해 9월24일 카사이 요시유키(葛西敬之) 내각부 우주정책위원장과 마쓰이 다카후미(松井孝典) 도쿄대 명예교수, 마쓰오 다케히코(松尾剛彦) 내각부 우주개발전략추진 사무국장 등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당시 브리덴타인 국장은 참석자들에게 “미국과 일본의 우주인이 나란히 달 표면에 서는 생각을 시야에 두고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5월 말 일본 국빈 방문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계획 참여를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화성 착륙을 최종 목표로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했다.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 ‘게이트 웨이’를 건설해 2024년 달에 착륙하는 게 목표다. 미국은 우선 미국인 남녀 우주인을 보낸 후 2025년 이후 일본과 공동 달 착륙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일본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달에 우주인을 보낸 국가가 된다. 인류 역사상 달에 착륙한 사람은 아폴로 계획(1961~1972년) 당시 미국인 12명뿐이다.

마이니치는 “미국 측은 가까운 장래에 달이 경제·안보상의 요충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 달 착륙에 성공하는 등 미국과의 우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2020년 화성탐사 프로젝트의 핵심인 창정(長征) 5호 발사에도 성공했다.

마이니치는 “미국이 자금 면에서 일본에 새로운 협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참여에 있어 관건은 비용이다. 일 문부과학성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결정한 ‘게이트웨이’ 기술·기기 제공에만 2024년까지 약 2130억엔을 투입해야 한다. 이는 일본 정부의 연간 국제 우주 탐사 관련 예산인 350억~400억엔의 5배에 달한다. 일본의 달 착륙에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올 봄 아르테미스 계획의 세부 사항이 공개된 후 어느 선까지 참여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18일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밝혔다. 다만 여기에 공동 달 착륙은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