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 “CEO 스커트체이싱 묵인없다”

윤리성에 ‘무게’…지난해 해고 39%가 ‘윤리적 이유’

이사회, 사적인 관계가 회사에 미칠 위험성에 주목

미국 기업들 사이에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사적인 관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경우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설사 합의된 관계이고 개인사로 볼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로 인해 회사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실시한 조사 결과 지난해 해고된 CEO 중 39%가 부하직원과의 사적인 관계 등 비윤리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부진한 재정적 성과나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사임한 것보다 더 많았다. 또한 10년 전 비윤리적인 이유로 해고된 비율이 8%였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최근에는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이스터브룩이 직원과 사적인 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나 사내 규정 위반으로 해고됐고, 지난해에는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가 부하직원과 사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 문제가 되어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0년에는 휴렛패커드(HP)의 마크 허드 CEO가 부하직원과의 성희롱 추문에 휩싸여 사임했으며 2012년에는 부하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베스트바이의 브라이언 던 CEO가 사임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기업 이사진들이 경영진의 ‘스커트체이싱'(skirt-chasing·여성과 성관계를 가지려는 시도)을 묵인했지만 이제는 부하직원과의 관계로 인해 회사에 미칠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사진의 이러한 인식 전환에는 지난 2017년 할리우드의 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스캔들로 ‘미투 운동’이 촉발된 점도 일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예일대학의 제르피 소넌펠드 경영학 교수는 “예전에는 부인하거나 감추었던 사실들을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직장내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이 보도되고 있고, 이사회도 보도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 데이비드오프 허처 앤 시트론의 마크 스펀드 변호사는는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사적인 관계는) 지위에서 오는 힘이 불균형하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 회사에서는 사규 위반에 해당하며 대부분 경영진의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임된 이스트브룩 (Credit: McDonal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