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숙자 56만명, 코로나 팬데믹 ‘뇌관’

뉴섬 주지사 “향후 8주 내 6만명 감염 위험”

‘30%는 폐질환 앓고 있다’ 연구결과도 눈길

미국 전역에 있는 노숙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NYT는 “의사들이 미국 내 50만 명 이상의 노숙자들이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죽을 위험이 높다”며 “‘재해'(disaster)수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길거리에는 56만 명 이상의 노숙자가 있다.

신문은 “이들이 코로나19에 두 배로 취약하다”며 “비좁은 노숙자 쉼터에 머무르고 물품들을 공유하며 잘 씻지 않아 바이러스성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했다.

또 노숙자의 30% 정도는 근본적으로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훨씬 취약하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미국 내 주요 공공시설이 문을 닫은 점도 노숙자들의 감염 우려를 높인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캔자스시티와 시애틀 등지에서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아 오히려 노숙자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도서관은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이 유지되며 손도 씻을 수 있고 코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접속도 가능하다”며 “이런 시설 사용이 제한돼 노숙자들이 오히려 더 취약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와중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역 내 노숙자 6만명이 향후 8주 내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 생중계를 통해 “앞으로 8주 동안 10만8000명에 달하는 지역 내 노숙자들 중 56%가 감염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1억5000만달러를 투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18일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9345명이고, 사망자 150명이다.

위키미디어 자료사진/Author=Matthew Woitun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