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병원서 손소독제·마스크 훔쳐

일부는 ‘코로나19 공포’로 패닉상태

 

미국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병원이나 상점에서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훔쳐 가고 있다고 CNBC방송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브렛 올리버는 최근 환자 진료실에서 손소독제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손소독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미국민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고 몇 주 새 가격도 치솟았다.

보통 병원들은 손소독제를 1통씩 꺼내 두고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이젠 물건을 감추기 시작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올리버는 “나는 의료계에 20년을 몸담았고 그동안 많은 사람을 봐왔다”며 “그러나 지금 보는 수준의 공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 있는 한 식품점에서 일하는 레이철 고핀도 손소독제를 도둑맞았다. 그는 지난 9일 일을 시작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계산대 옆에 둔 손소독제가 사라졌다는 점을 알아챘다.

마스크도 표적이다. 메릴랜드나 워싱턴D.C.에서 교대 근무를 하는 한 의사는 이제 간호사들이 교대 때마다 수술용 마스크 숫자를 세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양의 마스크가 사라지면서다.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응급의학 전문의도 병원이 관리를 강화하고, 마스크를 숨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누군가가 카트에서 마스크를 훔치려 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환자 가족에게 그만두라고 했다. 우리는 더 나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절도도 등장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호흡용 마스크나 방호복과 같은 의료용품을 대거 훔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들은 시민들에게 아무리 불안해도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훔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CNBC는 “정말 큰 문제”라며 “미 당국은 전염병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접어들 경우, 의료진에게 필요한 마스크 수량의 1%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미 존스홉킨스 대학 통계에 따르면 10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명을 돌파했다. 주정부는 잇달아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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