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부는 차원이 다르다”…11억달러 쾌척

전설적 벤처투자가 존 도어 스탠퍼드대에 역대급 기부

대학측, 기부자 이름 딴 환경 단과대·연구소 설립 예정

존 도어가 지난해 출간한 기후변화 관련 저서 광고
존 도어가 지난해 출간한 기후변화 관련 저서 광고 [아마존]

미국의 전설적인 벤처투자가로 불리는 존 도어(71)가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거액을 쾌척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도어가 기후변화 대처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연구에 써달라며 11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를 스탠퍼드대학에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도어가 부인 앤과 공동명의로 내놓은 11억 달러는 대학교 기부금으로서는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90명에 달하는 기존 교수진과 함께 향후 10년간 추가로 60명이 넘는 교수를 초빙할 예정이다.

또한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과 기술적 해결책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소도 설립된다.

마크 테이서 라빈 스탠퍼드대 총장은 새로 설립될 도어스쿨에 대해 “세계가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한 성장과 함께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인 도어는 1970년대 컴퓨터 회사 인텔을 거쳐 벤처회사 전문 투자자로 변신했다.

그는 1980년대 아마존과 구글, 시만텍 등에 투자해 벤처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현재 그의 자산은 113억 달러(약 14조3000억 원)로 추산된다.

도어는 지난 2006년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영화 ‘불편한 진실’을 딸과 함께 본 뒤 본격적으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속도와 스케일: 기후 위기를 당장 해결하기 위한 행동계획’이라는 저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탄소가스 배출을 신속하게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분야는 과거 컴퓨터 과학 분야처럼 성장할 것”이라면서 “젊은이들이 인생을 걸고 일하고 싶어하는 분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