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입국자, 무증상자는 검사 안받는다

자가격리 3일 이내 검사, 유럽 적용·미국은 제외 논란

무증상 입국자 가족전파 가능성…검사물량 고려한 듯

 

미국발 입국자가 국내로 입국하면 의무적으로 2주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는 검역대책이 나왔지만, 유럽발 입국자와 달리 무증상자를 검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예상된다.

입국자 1만명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유럽의 3분의 1 수준으로 아직 위험도가 낮다는 판단인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며칠간 미국의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에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과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2주일간 자가격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유럽에 비해 인구 대비 확진자 수나 입국자 대비 확진자 수가 다소 낮은 편”이라며 “다만 다른 국가에 비해 입국 확진자 수가 많고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치에 따라 오는 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는 내외국인 관계없이 지정된 검역 시설에 대기하면서 진단검사를 받는다. 검사 결과에서 양성이 나오면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격리치료를 받는다. 이는 유럽과 동일한 검역 절차다.

하지만 무증상자 관리는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발 입국자 중 무증상자는 집으로 돌아간 뒤 3일 이내에 보건소로부터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유럽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하는 원칙에 따른 조치다. 무증상자라도 집에 머물면서 가족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상 감염 후 증상이 발현하는 4~5일 이전에 검사를 마치겠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발 입국자 중 무증상자는 자가격리를 14일 진행하되, 의심증상이 발생하는 사람에 한해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증상이 있다고 신고하지 않는 한 검사를 받지 않는다.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걸려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가족내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당국에 따르면 국내 누적 확진자 중 8% 내외는 증상 발현 후 완치까지 계속 무증상 상태여서 정부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