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충격, 전세계 금리인하 도미노

호주-인도 속속 동참, 미 연준도 고려…한국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전세계에 금리인하 도미노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자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 호주 3년 만에 금리인하, 사상최저 수준

가장 먼저 금리인하 테이프를 끊은 나라는 호주였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지난 4일 기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RBA는 지난 2016년 8월 1.75%에서 1.5%로 금리를 인하한 뒤 3년 만에 기준 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렸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RBA는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면 향후 더 인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호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래 최저 수준이다.

금융시장에선 올 9월까지 두 번째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RBA가 연내 세 번째 금리인하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인도, 올 들어 세 번째 금리인하

인도 중앙은행(RBI)도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5.75%로 내렸다. RBI는 경기가 더욱 둔화할 경우,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 두었다.

인도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린 것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도의 성장률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회계연도 인도의 성장률은 6.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래 최저인 것은 물론, 전년의 7.2%보다 훨씬 떨어진 것이다.

전일 RBI는 올해 인도의 성장률 전망치를 7%로 내렸다. 이전 전망치는 7.2%였다.

RBI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인도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 미국 연준도 금리인하 논의 시작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이르면 이달부터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은 ‘경기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며 ‘당장 이번 달이 아니라면 다음 달 또는 그 이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FOMC 정례회의는 오는 18∼19일 열린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는 2.25~2.50%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25%, 다음 달까지 최소 한차례의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75%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미국의 경제지표 뿐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과 대멕시코 관세부과 등이 경제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만약 멕시코에 대한 ‘관세폭탄’이 실행된다면 이달 금리인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금리동결 입장을 고수하던 연준은 지난 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기점으로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로 돌아섰다.

당시 파월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둔화되거나 경기위협 요인이 가시화될 경우 정책금리 인하 등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집행하겠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이 직접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식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한국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급감으로 GDP 성장률이 속보치(-0.3%)보다 -0.1%p 더 낮게 나오고, 7년 만에 경상수지가 적자(4월)를 기록하는 등 경기지표 부진이 이어지자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준이 금리인하 논의를 시작함에 따라 한국의 금통위도 같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