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아시안 학생의 아픔…”좌우명이 ‘참아라’였다”

‘2021 AAPI 학생 리더십 컨퍼런스’에 150명 참석

배연주 교사 개회사 “리더십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아시안 학생연맹(ASA, Asian Student Alliance)가 주관한 아시안계 고등학생들을 위한 2021 아시아태평양계 학생 리더십 컨퍼런스(2021 AAPI Student Leadership Conference)가 스와니 소재 피치트리릿지 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24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으며 가을학기 10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부터 고교 졸업반까지의 아시아계 고등학생 150여명이 참석했다.

아시안 학생들이 다문화 사회와 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컨퍼런스는 릴번 소재 마이너 초등학교에서 미술을 지도하는 배연주 교사의 개막식 연설로 감동을 선사하며 시작됐다.

배연주 교사는 “한국에서 태어나 10살때 미국으로 이주 후 인종차별과 따돌림,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단어를 잘못 발음해서 놀림을 당했던 기억, 소리내서 읽거나 대중 앞에서 말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 등으로 성격이 바뀌었고 해가 갈수록 조용해지고 소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힘들게 고생하는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잠시 감정이 복받쳐 말을 잊지 못하고 이어 “나는 착한 아시아 학생이였고 내 인생의 좌우명은 ‘참아라’였다”고 말해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배 교사는 “소심하던 내가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 이후 내 안에서 두려움이 사라지고 불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고 전하고 “제니퍼 페로 교감이 처음 학생 리더십 컨퍼런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이것이 어떻게 진행될까?’ 주저하며 생각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리더십은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남을 돕고, 배려하고, 남을 대변하고, 나 자신의 안락함과 이익을 넘어 생각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리더십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연합을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된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오전 10시-10시50분 워크샵 1 (정체성 탐색) ◀11시-11시50분 워크샵 2 (내러티브 다시 쓰기) ◀ 11시50분-12시40분 점심 및 그룹사진 ◀12시50분-1시40분 워크샵 3(학생 선택 – 이민자 가족 역학, 연합 구축, 리더십은 나부터 시작됨) ◀1시50분-2시40분 워크샵 5(학생 선택 – 이민자 가족 역학, 연합 구축, 리더십은 나와 함께 시작됨) ◀2시40분-3시 CPACS투표 등록 소개 ◀3시-4시 폐회식 등으로 진행됐다.

폐막식 기조연설자로는 한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나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용기와 도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한편 미동남부한인외식업협회(회장 김종훈)는 윙앤버거 팩토리의 후원으로 치킨윙 360개를 제공했다.

김종훈 회장은 “미국으로 이주해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할때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면서 “배연주 선생님의 진솔한 경험담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사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 행사가 아시안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기획됐고 학생들이 중심이 돼 추진됐다고 들었다”면서 “많은 준비와 짜임새 있는 내용의 행사 진행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ASA는 애틀랜타 지역의 학생, 교사, 부모 그리고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로 아시안계 학생들의 리더십을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을 갖고 있다.

윤수영 기자 yoon@atlantak.com

2021 아시아태평양계 학생 리더십 컨퍼런스 이모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