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법조인 가문의 몰락…보험금 노린 ‘청부자살’ 발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 3대째 ‘호령’ 머도우 집안, 과실치사 연루돼 ‘쑥대밭’

아내와 장남, 괴한에 피살…본인은 남은 차남에 보험금 주려고 음모 꾸며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명문 법조인 가문이 한 음주 과실치사 사건에 연루돼 아내와 장남은 괴한의 총격에 피살되고, 남편은 차남에게 생명보험금을 주려고 자신을 청부살인해 달라며 음모를 꾸미다 발각돼 ‘풍비박산’ 처지가 됐다.

15일 CNN과 WSFA-TV등 언론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명 변호사 알렉스 머도우(Alex Murdaugh, 53)가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머도우는 3개월전 아내 마가렛(52)과 큰 아들 폴이 괴한에 의해 자신의 별장에서 피살돼 실의에 빠진 상태에서 남은 둘째 아들에게 자신의 생명보험금 1000만달러를 주기 위해 자신을 청부살인해달라고 커티스 에드워드 스미스(61)에게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머도우의 요청을 받은 스미스는 지난 4일 한 도로에서 머도우의 머리에 총을 쐈지만 다행히 총알이 스쳐가면서 머도우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지난 13일 검찰에 자수한 머도우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며 머도우의 변호사들은 “오피오이드 중독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머도우의 큰 아들 폴 머도우는 지난 2019년 술에 취한 채 보트를 몰다 충돌사고를 일으켜 이 보트에 타고 있던 맬로리 비치(여, 19)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지난 6월 어머니 마가렛과 함께 괴한에게 피살돼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머도우 가문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동부 해안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법조인 집안으로 알렉스 머도우의 증조부와 조부, 아버지는 모두 앨런데일·뷰포트·콜레턴·햄튼·재스퍼 등 5개 해안지역 카운티를 관할하는 지방검찰청의 수장을 지냈다. CNN은 “이 가문이 3대 째 지역 검찰청을 호령한 기간만 총 87년에 이른다”고 전했다.

머도우 역시 유명 변호사로 명성을 쌓았지만 20년 넘게 약물 중독에 빠져 있었고 최근에는 공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던 중 소속 로펌에서 사임했다. 머도우는 이전에 이번 사건의 공범인 스미스의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미스도 경찰에 체포돼 자살 방조, 폭행,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승은 기자 eunice@atlantak.com

머도우 가족 사진. 오른쪽부터 알렉스 머도우, 장남 폴, 아내 마가렛, 차남/Margaret Murdaugh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