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군 출동한 건…연방정부 가로챌까봐

래리 호건 주지사, CNN방송 인터뷰서 언급

메릴랜드주가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 진단도구를 공수하면서 주방위군과 주경찰을 동원했던 것은 연방정부가 가로채거나 빼돌릴까 봐서였다고 래리 호건 주지사가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3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나 누군가가 가져갈까 봐 주방위군과 주경찰을 동원해 비밀장소에서 한국에서 공수한 진단도구를 보관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지금은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문제가 됐던 건 한국에서 진단도구를 가져올 때”라면서 “몇몇 주지사 동료들에게서 연방정부가 화물을 가로채거나 빼돌린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확실히 하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주방위군과 경찰을 배치했고 한국 항공기가 보통 착륙하는 덜레스 공항 대신 볼티모어-워싱턴 공항에 착륙시킨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항공기는 보통 버지니아주의 덜레스 공항에 착륙하는데 연방정부가 끼어드는 상황을 방지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도착지를 메릴랜드주의 볼터모어-워싱턴 공항으로 바꾼 뒤 주방위군 및 경찰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호건 주지사는 “지금은 연방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걱정거리가 아니지만 솔직히 한국산 진단도구를 들여올 때는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진단도구를 실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도착하기를 바랐고 필요한 주민에게 전달하는 것을 누구도 방해할 수 없게 경비했다’면서 주방위군과 경찰을 배치한 배경을 설명했으나 연방정부가 빼돌릴까 봐 그런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호건 주지사는 WP 인터뷰에서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마스크를 공수해왔다가 연방정부에 몰수당했다는 얘기를 하더라면서 “약간 걱정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릴랜드주는 한국과 3주 넘는 논의 끝에 지난달 18일 50만 회 검사가 가능한 코로나19 진단도구를 한국에서 들여왔다. 이후 진단도구는 주방위군과 경찰이 지키는 가운데 비밀장소에 보관돼 왔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달 20일 진단도구 공수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여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의 아내는 한국계인 유미 호건 여사로 이번 진단도구 공수에도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키트를 수송한 대한항공 화물기/Larry Hogan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