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아끼던 오바마 “트럼프, 대통령직 감당못해” 작심 맹폭

찬조연설 나서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실패의 결과 참혹” 난타

민주주의의 위기 부각하며 11월 대선 바이든 당선 위한 적극투표 당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인 19일 찬조연설에 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그야말로 맹폭했다.

퇴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격을 삼가왔던 것과 달리 이날은 연설 대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할애하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강조하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승리를 위한 투표를 촉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화상 찬조연설에 나서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심각하게 대하는 데 좀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트럼프)가 대통령직의 무게를 느끼게 되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외를 좀 발견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일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공통의 기반을 찾는데도 관심 없었다. 자신과 친구들 말고 누군가를 도우려 대통령직의 놀라운 능력을 사용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 갈구하는 관심을 얻을 수 있게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취급하지 않는 데 관심이 없었다”고 직격했다.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력을 겨냥,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하며 대중의 관심을 얻는 데 급급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그는 “트럼프는 그 일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 미국인 17만명이 죽고 수백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최악의 충동이 촉발되고 자랑스러운 세계적 평판이 심히 손상됐으며 우리의 민주적 제도가 전에 없이 위협받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카멀리 해리스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면서 “그들은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걸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이런 것들은 공화당의 원칙도, 민주당의 원칙도 아니다. 이건 미국의 원칙”이라며 “하지만 지금 이 대통령은 이런 것들을 믿지 않음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민주주의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전에 없는 적극적 투표로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을 당선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설은 미국 민주주의의 발상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미국독립혁명박물관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부각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