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티파니 보석까지 품다

핍스 플라자에 위치한 애틀랜타 티파니 매장.

모기업 LVMH, 167억달러에 티파니 인수

보석-시계 등 ‘하드 럭셔리’분야 경쟁 나서

세계 최대의 럭셔리 용품 제조업체인 LVMH가 세계 최대의 보석 업체인 티파니까지 품게 된다.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LVMH의 이사회는 지난 24일 티파니사에 대한 인수안을 승인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167억달러(한화 약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25일 오전 인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167억달러는 럭셔리 업계 M&A 가운데 최대규모이다.

루이비통을 비롯해 디오르, 지방시, 펜디 등 패션 브랜드와 헤네시, 돔 페리뇽 등 주류 브랜드를 갖춘 LVMH는 이번 티파니 인수로 이른바 ‘하드 럭셔리’로 불리는 보석과 시계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티파니를 통해 미국시장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루이뷔통은 지난달 텍사스주에 생산공장을 오픈했으며 이 공장 준공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82년간 단독 브랜드로 명성을 유지했던 티파니마저 글로벌 기업에 합병됨으로써 럭셔리 업계의 합종연횡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으로 LVMH의 대주주이자 유럽 최고 부호인 베르나르 아르노는 현금으로 티파니 1주당 135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티파니 이사회는 지난달 아르노의 주당 120달러 제안을 거부했으며, 지난주 130달러의 오퍼에서 5달러를 더 올려받는데 성공했다.

티파니의 시그니처 블루 박스.

현재 ‘하드 럭셔리’ 분야에서 불가리(Bulgari)와 태그호이어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LVMH는 이번 티파니 인수로 이 분야의 강자인 스위스 기업 리쉬몽(Richemont)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쉬몽은 현재 카르티에(Cartier)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판매침체와 그로 인한 CEO 교체 등 고난을 경험했던 티파니는 새로운 CEO인 알레산드로 보글리올로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중흥기를 맞고 있다. 보글리올로는 중저가 선물용 제품을 축소하고 젊은 세대 대상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시장에 대한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에나 어필하던 ‘코치’ 브랜드를 현대적 감각으로 탈바꿈시킨 디자이너 리드 크라코프를 지난 2017년 영입해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 세대를 겨냥해 양철 캔이나 실타래 등 일상 소재를 이용한 ‘Everyday objects’ 컬렉션이나 희귀한 보석을 이용한 ‘종이꽃(Paper flowers)’ 컬렉션 등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티파니 인수는 LVMH의 중국시장 확대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줄 전망이다. 티파니는 현재 중국 결혼 및 약혼반지 시장에 진출해 상류층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만 3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에도 10개 매장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