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의 모든 것…’5문 5답’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미국 증시가 일제히 급등하는 등 전세계가 흥분하고 있다.

29일 길리어드는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의 주가가 미국증시에서 6%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다우지수는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 렘데시비르가 뭐길래…

렘데시비르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 항바이러스 제제로 RNA 복제를 막아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원래 에볼라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으나 경쟁사인 MSD와 존슨앤드존슨 등이 개발한 약물 정도의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그러나 전임상 단계에서 진행했던 동물실험에서 간염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CoV·메르스)에 효능을 보이며 코로나19를 해결할 수 있는 약품으로 떠올랐다. 이후 수차례 임상 실험이 이어졌다.

길리어드는 이날 임상실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진행한 별도 임상실험에서도 목표치를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 왜 이리 난리인가?

이같은 소식에 전세계 투자자들이 들썩거리고 있다. 이미 20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코로나19의 치료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최고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이 ‘렘데시비르’에 대해 “코로나19 환자들의 회복을 돕는 명백한 효과가 있다”고 밝히자 시장은 열광했다.

그는 “데이터는 렘데시비르가 회복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분명하고, 중대하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이 약물이 코로나19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NIAID는 조만간 렘데시비르 임상실험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요약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 중국에서는 실패했다는데…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3일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에서 진행한 1차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키거나 혈류에서 병원체의 존재를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같은 결과는 연구진이 중국에서 2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다음 나머지 위약을 투여한 79명과 병세 진행을 비교했으나 효과를 입증할 만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길리어드는 이와 관련, 시험 대상자가 적어 연구가 조기에 종료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길리어드는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이번 임상실험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 FDA 승인 가능성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렘데시비르의 사용을 허용하는 결정을 이르면 29일 발표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익명의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이날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도 렘데시비르에 대해 코로나19 환자들의 회복을 돕는 명백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렘데시비르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FDA의 승인을 위한 시간표는 없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인들과의 만남에서 “FDA가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의 승인을 최대한 빨리 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임에서 “FDA가 빨리 승인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렘데시비르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쟁 약물은?

WHO는 코로나19 치료제 4종의 안전성과 효능을 비교하기 위한 ‘연대 실험’을 진행 중이다.

4종의 약물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이다.

WHO 코로나19 조사단의 브루스 아일워드 박사는 지난 2월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 효능을 보이는 유일한 약물은 렘데시비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