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제2의 코로나 진앙될 것”

빈곤층 많고 병원, 식품점 부족…미시간주 확진자 폭증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높은 인구 밀도 탓에 뉴욕시에서 창궐하고 있지만 그 다음 코로나 진앙지는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가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가난탓에 주민들이 건강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병원은 물론 식품점에 갈 돈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미국내 코로나 확진자수, 미시간 주가 4위

현재 미시간주는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의 뒤를 이어 미국에서 네번째로 코로나19가 가장 많이 확산됐다.

1일 현재 확진자 7615명, 사망자 259명을 기록중이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등 메트로폴리탄을 끼고 있지도 않고, 캘리포니아 인구의 25%밖에 되지 않는 데 비해서는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인구 67만3000명의 디트로이트 시가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이 도시의 확진자는 1804명, 사망자는 50명에 이르고 있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인구 80%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며, 30~40%가 빈곤선 아래서 살아간다.

일부 가정은 돈을 내지 못해 수도까지 끊겼다. 또 주민 약 30%가 건강 상태가 그저 그렇거나 나쁜 수준이고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 비율도 높다.

가난한 것은 시민 뿐이 아니다. 시 자체가 쇠락해 병원이나 식품점을 찾기 힘들다. 웨인주립대 전염병 전문가인 폴 킬고어 박사는 “디트로이트 내 많은 지역에 보건소, 병원, 식료품점이 없다”면서 코로나19가 퍼진다면 그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았다.

◇ 디트로이트…가난한 도시의 가난한 주민들

한때 자동차산업 메카였던 디트로이트는 인구가 점점 줄고 세원이 줄어들어 2013년 파산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점차 상태가 나아졌지만 코로나로 다시 도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재 시의 경찰서장도 감염되었고 경찰 병력의 25%가 격리상태라 도시 보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직 경찰서장인 이사야 맥키넌은 주민들이 소금물이나 식초, 알콜이 코로나 예방이 도움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점도 코로나가 확산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주민은 불가피한 외출 후 집에 돌아와 소금물로 가글하고, 15분간 뜨거운 김을 쐰다고 했다. 그는 N95 마스크가 한 개 밖에 없어 정말 필요한 순간을 위해 아껴둔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여성은 살균제가 없어서 자신의 할머니가 대공황 당시 썼던 대로 식초나 알콜을 대신 사용한다고 했다.

개인뿐 아니라 병원들도 인공호흡기 등의 물품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한 병원은 최근 살아날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만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는 정책이 외부로 유출되었다. 비난이 일자 병원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일뿐’이라고 변명했지만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디트로이트시/Image by arthurpalac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