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값 급락, 미국경제에 오히려 ‘적신호

디젤, 지난해 5월의 반값 수준…국제유가도 이달 최저가

디젤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국 경제에 또 하나의 적신호가 켜졌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매 디젤 가격은 최근 뉴욕시장에서 갤런당 2.65 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5월 5.34 달러에서 반값으로 폭락한 수준이다.

따뜻한 겨울로 난방 수요가 줄고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글로벌 석유 거래 재편이 시장의 디젤 공급 과잉을 초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잇따른 금리인상이 기업활동을 냉각시킨 가운데 미국 내 제조업 및 교역 위축 또한 디젤 수요에 타격을 줬다.

암울한 산업 전망은 이날 디젤 선물가격을 갤런당 2.45로 끌어내렸다. 이는 최근 15개월 사이 최저가다.

씨티은행의 상품 담당 에릭 리는 “디젤 수요는 모든 측면으로부터 압박받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대 소비재 호황이 끝난 뒤 상점과 창고에 재고가 쌓이면서 올해 1분기 컨테이너 수입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3% 감소한 상황이다.

이날 글로벌 배송업체 UPS는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자 연간 전망치를 2009년 이래 처음으로 하향 조정했고 주가가 10%가량 하락했다.

디젤 가격 급락은 원유에도 부담이 되면서 정유회사들의 수익성도 떨어트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작용하고, 달러 강세가 중국 수요 증가 기대감을 압도하면서 2% 이상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1.96달러(2.4%) 하락한 배럴당 80.7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최저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1.69달러(2.2%) 내린 배럴당 77.07달러로 마감하면서 이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