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살해 동영상 보고도 백인이라고 체포도 안해”

조지아주 브런즈윅 흑인청년 살인사건 동영상 공개

전직 경찰 백인, 아들과 함께 추격해 대낮 총기 살해

검찰-경찰 동영상 본 뒤에도 “범죄 아니다”기소안해

범행 2달여 만에 결국 기소 결정…”정의는 살아있다”

조깅하던 무고한 흑인청년을 강도로 잘못 판단해 대낮에 총기로 살해한 백인 부자(본보기사 링크)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CNN등에 따르면 지난 2월23일 오후 1시경 브런즈윅시의 한 주택가에서 조깅을 하던 아모드 아베리(25)가 트럭을 몰고 추격해온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아들 트래비스 맥마이클(34)에게 피격당해 사망했다.

맥마이클 부자는 경찰에 아베리를 인근에서 수차례 발생했던 강도사건의 용의자로 확신해 권총과 소총을 들고 추격했으며 아베리가 먼저 총기를 꺼내들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NYT는 “검찰 수사서류에는 아베리가 무장했다는 기록이 없다”고 보도했었다.

결국 사건을 수사한 글린카운티 경찰과 검찰은 모두 “범죄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맥마이클 부자를 체포하지 않았으며 변변한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인 아베리가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오해받을 짓을 했다”는 식으로 사건을 덮으려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경찰과 검찰이 블랙박스 카메라에 찍힌 범행 장면 동영상을 확인한 뒤에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동영상은 검찰과 경찰이 은폐하려고 했지만 5일 한 제보자가 지역 라디오 방송인 WGIG-FM에 제보해 미국 전역에 공개됐다.

유튜브에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맥마이클 부자는 조깅하던 아베리를 차량으로 추격해 길을 막아선 뒤 권총을 꺼내 무장도 하지 않은 피해자에게 여러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이 동영상은 공개 3시간 만에 유튜브에 의해 차단됐다. 동영상을 본 시민들은 “미국의 인종차별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가슴아파했다.

본보는 충격적인 영상이지만 해당 동영상을 트위터에 남아있는 버전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동영상을 본 뒤에도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기 위해서이다.

한편 새로 사건을 맡게 된 톰 더든 검사는 이날 맥마이클 부자를 대배심에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베리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그들은 무고한 젊은이를 개를 추격하듯 쫓아가 살해했다”면서 “그 대가를 꼭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주의=잔혹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숨진 아베리와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