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봉준호 동상 세운다?”

한국 정치인들 총선 앞두고 지나친 ‘기생충 마케팅’ 눈살

 

대구 출신의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르자 선거 흥행을 노린 총선 주자들까지 이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은 도를 넘어선 ‘봉준호 마케팅’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배영식 예비후보는 11일 “오스카 4관왕을 휩쓴 봉 감독의 위대한 공덕을 영구 기념하고 계승시켜야 한다”며 ‘봉준호 영화의 거리’ 조성, ‘봉준호 카페거리’ 만들기, ‘봉준호 생가터’ 복원, ‘봉준호 동상’ 건립, 영화 ‘기생충 조형물’ 설치 등을 공약했다.

배 예비후보는 “미국, 러시아, 유럽 등에서는 예술가, 정치가, 학자, 과학자 등 유명 인물의 거리를 만들고 동상을 세우며 이벤트를 열어 명성을 계승하는 등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며 “봉 감독에 대한 국가공로를 국내외에 알리는 도화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봉준호 감독은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나 남구 대명동의 남도초교에서 3학년까지 다니다 서울로 이사를 했다. 부친인 고 봉상균씨는 1965~1978년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응용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준호 감독이 9일 오후 로스앤젤레스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