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너싱홈 거주 한인 첫 코로나 확진

라즈웰 너싱홈 천의순 권사, 가족에 23일 통보

4일새 감염자 29명으로 증가…가족면회도 안돼

주정부의 “너싱홈 특별관리” 약속 결국 ‘공수표’

조지아주를 비롯한 동남부의 한인 너싱홈 거주 노인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됐다.

라즈웰 그린스트리트에 위치한 라즈웰 너싱 & 리햅센터는 지난 23일 이곳에 거주하는 천의순 권사(85, 제일장로교회)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가족들에게 통보해왔다.

특히 이 너싱홈은 23일 주민 3명과 직원 2명이 감염됐다고 보고한지 4일만인 26일 가족들에게 다시 2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통보했다. 조지아 주정부가 “너싱홈 거주자와 직원들에 대해 특별 관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공수표’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천권사의 아들인 천경태 동남부장애인체육회장은 “지난달 중순 이후 전혀 면허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전화로 안부를 묻고 있는데 감염 이후 기침 등 감기 증세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걱정이 태산”이라며 “현재 거주자 25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감염자가 급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너싱홈에는 천 권사 외에 다른 한인 1명도 거주하고 있지만 아직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천 회장은 “어머니가 파킨슨병이 있으시고 4년전 척추 수술까지 받으셔서 간호 서비스가 필수이고 하루 간호 수가도 265달러에 달한다”면서 “하지만 평소에도 언어 소통 문제가 있고 음식과 문화 등도 달라 문제가 많으셔서 거의 매일 병문안을 다녔다”고 설명했다.

천 회장은 “하지만 이렇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데도 제대로 된 격리나 예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고 요즘은 전화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며 “아직 어머니가 큰 문제는 없으신 것 같은데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는 걱정에 잠을 제대로 못이루고 있다”며 한인사회에 기도를 당부했다.

한편 조지아주 보건부가 최근 발표한 조지아주 너싱홈 및 장기요양원 코로나19 리포트에 따르면 천 권사가 거주하는 라즈웰 너싱홈의 주민은 200명이고 확진자는 직원 3명과 주민 4명이 전부이다.

천 회장은 “거주자도 치매 병동의 50여명을 포함해 250명이 넘고 사망자도 이미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정부의 통계를 전혀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현재 코로나19으로 사망한 조지아주 너싱홈 주민은 주정부의 통계로도 295명으로 나타나 전체 사망자의 40%가 너싱홈 거주 노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연 대표기자

천의순 권사.
너싱홈에 붙어있는 한글 안내문
평소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너싱홈 간호 현장.
천의순 권사의 단란한 가족 사진./천경태 동남부장애인체육회장 제공
천의순 권사
너싱홈이 보내온 확진 관련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