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서 납치된 16세 소녀…자작극 탄로

17일 어머니와 거리 걷던 중 차량 납치

“어머니와 관계 문제로 자작극 벌인 듯”

뉴욕 거리 한복판에서 16세 소녀가 가족이 보는 앞에서 차량에 의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이후 소녀는 안전한 상태로 발견됐으나, 사건 자체가 소녀의 자작극이었음이 밝혀졌다.

17일 CNN 등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밤 11시30분쯤 발생했다. 어머니와 함께 뉴욕 이스트 156번 도로 근처 이글 애비뉴를 걷고 있던 카롤 산체스에게 베이지색 세단 한 대가 접근했다.

차는 모녀 옆에서 멈췄고 여기서 내린 두 명의 남성은 느닷없이 산체스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이 산체스를 차 안에 집어넣고 저항하는 그의 어머니를 바닥으로 밀쳤다고 말했다.

차 안에는 두 명의 남성이 더 있었으며, 이들은 산체스를 납치한 뒤 곧장 도주했다. 사건 현장에는 36세인 어머니 혼자 남겨졌다. 목격자들은 딸이 납치된 뒤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고 흥분해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뉴욕경찰은 17일 오전 10시45분 앰버경고를 발령하고 산체스를 찾아 나섰다. 실종 전단이 곳곳에 붙었다. 납치 장면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 모두 담겼고 경찰은 영상을 공개하며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산체스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거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다친 곳은 없었다.

한 목격자는 “우리는 기둥에 붙어 있는 그의 사진을 보고 있었다. 거리를 가는데 그(산체스)가 길을 건너 경찰차로 가고 있었다. 나는 ‘이봐, 저기에 쟤가 있는것 같아’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목격자는 “그는 떨고 있었다”며 “몸을 구부려 무릎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경찰과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경찰은 이후 “오늘 좋은 소식이 있다! 카롤이 발견됐다!”며 “이 사건을 돕기 위해 힘쓴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CBS뉴욕은 소식통을 인용, 산체스가 가족과 재회한 뒤 모든 일이 자작극이었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가족 문제로 행복하지 않았던’ 산체스가 네 명의 공범과 함께 일을 꾸몄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경찰 관계자를 인용, 모든 것은 어머니와 관계에서 비롯된 일을 소녀가 꾸몄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산체스의 가족이 고향인 온두라스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산체스는 미국에 남길 확고히 바라며, 이로 인해 납치극을 벌이게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체스는 경찰에 자신의 어머니가 “과잉보호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경찰이 기소를 한다면 산체스와 두 명의 남성 중 누구에게 범죄 혐의를 제기할지 결정 중이라고 덧붙였다.

<출처=뉴욕경찰 트위터>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