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로나 치료 의사 ‘극단적 선택’

“의료인들 코로나 치료 과정서 막대한 정신적 고통”

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에서 몰려드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던 응급실 최고 책임 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27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앨런 병원에서 일하는 로나 M. 브린 박사(49.여)는 코로나가 가장 극성이던 시기 응급실을 책임지다가 자신도 코로나19에 걸렸다. 그 후 쉬었다가 병원에 복귀했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간 후 지난 26일 버지니아에서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아버지 등 가족들은 브린 박사가 정신 병력이 없지만 마지막으로 이야기 나눴을 즈음에 넋이 나간듯 보여서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일한 병원은 맨해튼 북쪽의 200 병상 규모의 병원이었고 170명의 코로나19 환자들이 몰려 있었다. 4월7일 기준으로 코로나 환자 59명이 숨졌다.

브린 박사는 환자를 돌보던 와중에 자신도 코로나19에 걸려서 집으로 보내졌다. 약 열흘간 쉰 후 박사는 복귀했다가 다시 집으로 보내졌다. 그후 가족들과 버지니아를 여행하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싸워온 의료인들이 의료 장비 부족, 동료 등 사랑하는 이를 잃을 것 같은 두려움, 힘든 노동 때문에 막대한 정신적 영향을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학술지 ‘자마네트워크오픈’이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와 최전선에서 싸웠던 중국 의료 종사자들을 조사한 결과 우울증, 불안감 등의 심각한 정신 건강 증상을 보인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높았다.

브린 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린 데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살은 한 가지만이 아닌 복잡한 이유에서 초래된다. 하지만 브린 박사의 아버지는 “자신의 안위가 위험해지지만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섰던 수천 명의 의료 영웅들 중 한 명으로 딸이 기억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뉴스1

고 브린 박사/PHOTO: CHRIS LEARY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