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카렌’ 허위신고 피해 흑인, 만화로 인종차별 고발

차별 피해자 경험담긴 그래픽 노블 ‘잇츠 어 버드’ 온라인 공개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백인 여성에게 개 목줄을 채워달라고 요청한 뒤 오히려 경찰에 신고당한 흑인 남성이 자신의 경험을 만화에 담아 소개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허위 신고 피해자 크리스천 쿠퍼(57)의 경험담이 미국의 유명 만화 출판사 DC코믹스에서 그래픽 노블로 출판된다고 보도했다.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인 그래픽 노블은 일반 만화보다 진지한 주제를 담는 것이 특징이다.

‘잇츠 어 버드’라는 제목이 붙은 그래픽 노블의 주인공은 ‘줄스’라는 이름의 10대 청소년이다.

새를 관찰하기 위해 공원으로 가는 도중 백인의 집 앞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당하고, 공원에선 ‘카렌’ (인종차별 성향을 지닌 백인 여성)과 마주하게 된다.

그래픽 노블의 내용을 쓴 쿠퍼는 실제 지난 5월 새를 관찰하기 위해 센트럴파크를 찾았다가 백인 여성과 실랑이를 벌였다.

백인 여성은 반려견에 목줄을 채워달라는 요청을 받자 오히려 “흑인 남성이 내 목숨을 위협한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했다. 당시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 여성은 검찰에 기소됐고, 직장에서도 해고됐다.

다만 쿠퍼는 그래픽 노블이 당시 경험에만 기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쿠퍼는 “내가 직접 경험한 것과 뉴스에서 보는 많은 이야기를 한데 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래픽 노블에선 백인 여성의 폭언을 듣는 주인공의 뒤편에 경찰 폭력으로 숨진 흑인 피해자들의 모습들이 비친다. 경찰에 목을 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모습도 등장한다.

그래픽 노블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얼리사 마르티네스가 담당했다. DC코믹스는 10페이지 분량의 이 작품을 무료로 인터넷에 배포할 방침이다.

슈퍼히어로물로 유명한 DC코믹스는 향후 인종차별 외에도 성 소수자 등 시사 문제와 관련된 주제를 담은 그래픽 노블 시리즈를 출판할 방침이다.

인종차별 피해자의 경험이 담긴 그래픽 노블 ‘잇츠 어 버드’ (DC Comics 제공) DB·재판매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