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 ‘캐런’, 검찰에 기소

개 목줄 매라고 부탁하자 ‘흑인이 위협한다’ 거짓신고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개 목줄을 채워달라고 요청한 흑인 남성을 오히려 ‘내 목숨을 위협한다’고 경찰에 허위신고한 백인 여성이 검찰에 기소된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6일 백인 여성 에이미 쿠퍼(41)를 A급 경범죄에 해당하는 허위 신고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급 경범죄는 최대 징역 1년까지 선고될 수 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흑인 남성을 거짓신고하는 백인 여성 에이미 쿠퍼 [AP=연합뉴스]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검장은 “오늘 기소 절차를 시작했다”며 “이러한 행동을 저지른 사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미 쿠퍼는 메모리얼데이였던 지난 5월 25일 반려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고 센트럴파크를 산책하다가 흑인 남성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소셜미디어에서 공분을 일으켰다.

공원에서 마주친 흑인 남성 크리스천 쿠퍼(57)가 ‘개 목줄을 채워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에이미 쿠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성이 같지만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에이미 쿠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자가 내 목숨을 위협한다고 신고할 거야”라고 소리친 뒤 정말로 전화를 걸어 히스테리컬한 목소리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자가 나를 촬영하면서 나와 개를 위협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그는 통화 내내 자신의 반려견이 숨을 못 쉴 정도로 개목걸이를 잡아당기면서 “당장 경찰관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백인 여성이 정당한 요청을 한 흑인 남성에게 ‘목숨을 위협했다’고 누명을 씌우려 한 장면이 소셜미디어에서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다.

마침 이 사건은 같은 날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목누르기’로 숨지기 직전에 발생해 인종차별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이후 파장이 커지자 에이미 쿠퍼는 자신의 행동을 공개 사과했으나 직장인 프랭클린템플턴 자산운용사에서 해고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