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한인 식품점도 변해야 한다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 162호

미국 식품점 체인들은 요즘 뜻하지 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대규모 채용에 나선 월마트와 크로거, 퍼블릭스 등은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유급휴가를 늘리는 등 처우개선에도 한창입니다.

영업시간이 축소됐지만 온라인 주문이 크게 늘었고, 외식하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식품 매출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정도면 배짱을 부릴만도 한데 물건값을 올려서 바가지를 씌우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퍼블릭스나 크로거 등의 광고 전단을 보면 그저 해오던 대로 Buy One Get One(하나 사면 하나 공짜) 등 세일 품목이 여전히 많습니다.

한인 식품점은 어떨까요? 오늘도 독자 한명에게 “예전에는 2.99, 3.99달러 밖에 안하던 라면이 6.99달러다. 어려운 시기에 세일은 못할 망정 생필품 값을 올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물론 그동안 좁은 동네에서 4~5개의 한인 식품점이 서로 경쟁을 하느라 가끔은 ‘말도 안되는’ 가격을 책정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자를 기록했다고 주장한 한인 식품점은 한곳도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직원들에 대한 처우는 개선됐을까요? 소속 직원이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루머가 나돈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줬다거나 유급휴가를 확대했다는 보도자료는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위기에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인 식품점들의 ‘본색’도 요즘 같은 시기에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