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80호

한심한 한국의 이민정책

한국 정부가 어제 외국인 대상의 ‘우수인재 비자’를 신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수 전문인력에 대해서는 장기체류와 가족동반 등을 쉽게 해주고 영주권 신청에도 혜택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방침은 한국의 인구감소에 따른 종합 경제대책 가운데 포함된 것입니다. 고학력과 고임금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것인데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외국인 인재를 주로 지방에 배치하기 위한 정책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내국인 인재들은 서울과 대도시에만 몰리고 있으니 한인 2세를 포함한 외국인 인재들을 받아들이되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으로 중점배치하겠다는 속내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이민정책의 핵심도 ‘고학력 또는 부유한 외국인 위주로 비자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방향에 대해 민주당과 이민단체들은 “이민으로 세워진 나라에서 학력과 재산을 기준으로 이민자를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천하의 트럼프도 외국인 인력을 주로 시골로 보내겠다는 발상은 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재외공관의 비자 신청센터와 코트라 무역관을 연계해 운영하고, 모바일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정말 ‘탁상공론’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국적법과 재외동포법, 출입국관리법 등 복잡하게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 관리 법안을 통합해 ‘통합 이민법’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임기 절반이 지난 현 정부가 통합 이민법을 제정한다는 것 자체가 난망한 상황입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으로서 미국 정부의 이민정책을 자주 비판해 왔는데, 어제 한국 정부의 정책을 살펴 보니 더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해당 정책을 구상하는 과정에 재외 동포들의 의견을 조금이라도 반영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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