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67호

한국선거에도 관심 가집시다

 

2020년 한국 총선이 꼭 8개월 후에 실시됩니다. 올해는 또한 재외선거 제도가 도입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애틀랜타총영사관으로 파견된 선거담당 영사를 만나 재외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애틀랜타총영사관은 동남부 6개주와 함께 푸에르토리코, 버진아일랜드를 관할하는데 이 넓은 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선거참여를 독려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담당 영사에게 지난 2017년 대선과 2016년 총선 당시의 동남부 지역 재외선거 통계를 받았는데 역시 투표율이 높지 않았습니다. 2016년 총선의 경우 전세계 재외선거 투표율이 41.4%(선거인 15만4200명 가운데 6만3800명 투표)인데 비해 동남부 지역의 투표율을 31%(3868명 가운데 1198명 투표)에 불과했습니다. 영주권자등 재외국민의 경우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이 아니라 비례대표를 위한 정당투표만 하는 것이어서 열기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낮은 수치입니다

2017년 대선의 경우 탄핵정국과 맞물려 전세계 투표율은 75.3%(29만4600명 가운데 22만2000명 투표), 동남부 투표율도 70.5%(6061명 중 4276명 투표)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30만명이라는 동남부 한인 가운데 시민권자를 제외한 선거인 숫자가 6000명 밖에 안되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미국 시민권자 한인들은 부지런히 미국 투표에, 한국 재외선거권을 가진 한인들은 열심히 한국 투표에 참여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한국 투표에 왜 관심을 갖느냐”고 비난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 정치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냄비 같은 재외동포 정책에 조금이라도 고삐를 채우려면 재외선거 투표율이 높아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워 한민족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재외동포 차세대들을 위하는 척 하다가도 국민감정이라는 고비만 만나면 미국 출생 차세대들을 범죄자 취급해 정체성에 혼란을 주는 정치꾼들이 수두룩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만은 그나마 나은 재외동포 정책을 펴는 정당에 한표를 행사하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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