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55호

생색나는 행사만 하더니…

지난달 16일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는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의 풀뿌리 정치 세미나 행사가 열렸습니다. 7월 열리는 전국 컨퍼런스를 소개하고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 풀뿌리 정치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행사의 좋은 취지와는 달리 참석자는 10여명에 불과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올 것같아 문화공간으로 예정돼있던 장소는 부랴부랴 소회의실로 변경됐습니다. 사실 기자들과 행사 관계자들을 빼면 실제 참석자는 10명도 안됐습니다.

개인적으로 큰 아들을 데리고 함께 갔는데 정치력 향상을 말로만 외치는 한인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이 행사의 주최는 한인회였지만 비용은 한국 정부가 제공한 4000달러의 예산으로 치러졌다는 후문입니다. 아마 올해 한국 정부가 관여한 유일한 정치 관련 행사인 것 같은데 예산이 아까운 것만은 확실했습니다.

무엇보다 이해가 안됐던 것은 이날 홍보가 목적이었던 전국 컨퍼런스의 경우 이미 접수를 마치고 더 이상 참가자를 받을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아들과 함께 전국 컨퍼런스에 참석하려고 했던터라 이날 행사를 강행한 주최측의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행사에 돈을 쓰고 있는 동안 일본 정부는 뒤에서 무섭게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인회관에서 열린 6.25참전용사 행사 현장에서 시즈노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를 촬영하다 눈이 정면으로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을 주목하는 한국인들의 눈이 너무나 부담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한 단체장이 “일본 정부가 보기에 저 사람은 정말 충성스러운 외교관일 것”이라고 말해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이 다카시 총영사가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진 마이크 글랜턴 조지아주 하원의원까지 자기 편으로 만든 모양입니다. 글랜턴 의원과 친밀한 한인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일본 총영사는 글랜턴 의원에게 지속적으로 접촉해 “일본과도 좋은 관계를 맺자”고 ‘회유’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일본을 공식 방문하게 됐고 자신의 지역구 공립학교에 일본어 과정을 신설하는 선물을 보답으로 돌려줬습니다.

글랜턴 의원은 저와의 인터뷰 중간 중간 한국 정부에 대한 서운함과 일본측의 다정함을 대조시켜 내비쳤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 총영사는 ‘자신의 집'(관저)으로 초청해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 한국 총영사관은 일본 방문계획이 알려지자 부랴부랴 연락을 해왔다는 이야기 같은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외교가 과연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고 싶었던 인터뷰였습니다.

대표기자

 

[수정] 애틀랜타총영사관측이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풀뿌리 정치 세미나의 예산은 총영사관이 아닌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금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에 따라 기사중 총영사관을 한국 정부로 수정했습니다.

One thought on “[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55호

  1. C. H. And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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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석씨는 애틀랜타 방문하면
    소수의 사람들만 알게되네…..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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