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42호

23세 한인 청년의 비극

월요일인 지난 1일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에덴스의 유명 레스토랑인 ‘Mama’s boy’에 점심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아침식사로 유명한 식당인데 점심때까지 맛있는 아침메뉴를 서빙합니다. (저는 UGA를 졸업한 뒤 아직도 에덴스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식당이 위치한 몰 입구부터 경찰들이 도로를 전면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식당에 간다고 했더니 길을 열어주면서 “사고(an accident)가 있어서 그런다”고 말하더군요. 그저 교통사고이겠거니 하고 가족들과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2일 오전 지역 미국신문과 방송을 보다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제 식사를 하던 그 식당 인근 아파트 앞에서 경찰이 칼을 들고 덤벼들던 용의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도로를 봉쇄한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오후엔 피살된 사람이 23세 애런 홍(Aaron Hong)이라는 경찰의 발표가 나왔습니다. 한인 이름으로 추정됐지만 확인이 필요했기에 관할 에덴스 클락카운티 경찰 공보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히 바로 전화를 받은뒤 여러 정보를 주었지만 피살자의 인종(Ethnicity)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는 “경찰 발포사건은 GBI(조지아주 수사국)가 인계받아 수사하니 그쪽으로 물어보라”고 친절히 알려줬습니다.

곧바로 GBI 담당자를 접촉했더니 1시간 후 이메일로 “I can confirm that Mr.Hong is a Korean”이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경찰이 꼭 8발이나 발포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끝난 후 발표하겠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왜 23세의 청년이, 그것도 한인 젊은이가 그런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가족과 즐겁게 보내는 그 시간, 바로 그 옆의 다른 누군가는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니 마음이 더 무거웠습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