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33호

다음 대통령, 플로리다가 선택한다

현직 대통령이 이렇게 요란하게 출정식을 갖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올랜도를 찾아 재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행사가 열리는 암웨이 센터는 농구경기장인데 본인 말로는 10만명 이상이 들어오고 싶어해서 모두에게 티켓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인기랍니다.

현직 대통령이 이렇게 ‘목숨을 걸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보기 힘든 일입니다. 재선 캠페인을 앞두고 트럼프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만약 선거에서 지면 감옥에라도 가야하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습니다. 레이건 이후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 밖에 없지만 현재 여론조사나 정치 상황이 매우 불리하기 때문에 본인도 첫 선거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에 맞설 후보를 뽑아야 하는 민주당도 첫 행사를 플로리다에서 갖습니다. 오는 26일과 27일 마이애미에서 대선 후보 1차 토론회가 열립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트럼프처럼 플로리다를 선택한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바로 차기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을 결정한 선거로 기억되는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아들 부시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승리를 안겨준 지역이 바로 플로리다입니다. 당시 표차는 단 537표 였습니다. 현재는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를 비롯한 미시건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 등 스윙 스테이츠(Swing States, 경합주)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선거에서는 민주와 공화가 이들 지역을 양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은 역시 플로리다입니다. 지난 1964년 이후 플로리다를 이긴 후보가 단 1번을 빼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제3의 후보였던 로스 페로 열풍이 불었던 1992년 선거에서 클린턴이 아버지 부시에게 진 것이 유일한 예외였습니다. 선거인단 29명에 불과한 플로리다주가 결국 2020 대선의 승자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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