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한인 노병들의 정치 로비 도전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 190호

미 동남부월남참전 국가유공자회(회장 조영준)가 미국내 어떤 한인단체도 해내기 힘든 정치적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 26일 조지아 주의회를 최종 통과한 ‘미국 동맹군 소속 참전용사들에 대한 조지아주 베테랑 운전면허 발급법안’을 처음부터 주도해 결국 성공시킨 단체가 바로 유공자회의 ‘노병’들이었습니다.

물론 유일한 한인 주의원인 샘 박 하원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회원들의 뚝심과 노력이 없었다면 아예 시작조차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젊은 시절 전혀 알지도 못하는 베트남이라는 나라까지 날아가 미국의 요청대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현재 살고 있는 미국에서 베테랑으로 인정받고, 자손과 이웃에게 자랑스러운 참전용사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번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물론 처음 해보는 정치 로비였기 때문에 실수도,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특히 통과가 확실하다던 상원 전체회의에서 뜻밖에 ‘일격’을 당해 법안 자체가 사멸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차량등록국 관련 법률의 수정을 원하는 이 법안에 이전에 해당 법률의 다른 조항을 수정하려다 실패했던 상원의원 3명이 갑자기 베테랑 운전면허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무보험 차량의 등록 관련 조항을 이 법안에 삽입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법안은 2019-2020 정기회기 마지막날인 26일에 다시 하원을 통과해야 했고, 하원의장이 다른 법안을 처리하느라 플로어에 상정하지 않았으면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폐회를 눈앞에 둔 밤 9시에 기적적으로 표결에 부쳐졌고 결국 만장일치로 주의회 최종통과를 확정지었습니다.

유공자회의 노병들은 이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아마 많은 것을 배웠을 것입니다. 여러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나서서 일을 꼬이게도 만들었고, 영어가 편하지 않은데다 법안 통과의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하염없이 애태운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소중한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더욱 보람있고 자랑스러운 ‘훈장’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도전과 성공을 보면서 젊은 세대들이 배울 점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노병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