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펑펑”서 “숟가락 얹어”…우한 경찰영사 피소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비판…시민단체, 명예훼손 고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 때 우리 교민들을 한국으로 수송하는 데 기여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현지 경찰 영사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을 했다고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했다.

바른기회연구소는 5일 “우한 총영사관 정다운 경찰 영사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정 영사가 지난 1일 본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조 회장이 밥숟가락을 얹으려 비서 둘을 데리고 비행기에 타서 내리지도 않았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포함한 글을 올려 조 회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대한항공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임에도 우한 교민 수송 전세기 운항에 드는 자원을 편성했고 그 희생 덕에 이송이 안전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정 영사의 경솔한 행동은 조 회장 명예훼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전세기 운항에 기여한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상처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향된 시각을 갖고 기업인들을 저평가하는 사회적 풍토를 바로잡고 온라인을 활용해 여론형성을 주도하려는 공무원들의 바르지 않은 행동도 바로 잡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에서 귀국 지원을 맡았던 정 영사는 자신의 위챗 모멘트에 남긴 소감 글에서 비행기에 동행한 조 회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고생고생해서 전세기를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보지만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겠지요”라고 썼다.

정 영사는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뉴스1을 통해 “탑승 자리가 모자랐던 것은 아니고 환자 등 불편한 분들이 배려받아야 했는데 높으신 분들이 많아 그런 자리(비즈니스석)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대한항공 덕분에 우리 교민들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었다”며 “제 불찰로 고초를 겪으실 회장님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정 영사는 뉴스1과의 메신저 대화에서 “환자 등 불편한 분이 배려받아야 했는데 그런 자리(비즈니스석)가 모자라서 배려하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디스크 수술해서 잘 걷지도 못하는 분이 계셔서 비즈니스석으로 배려해달라고 했는데 그런 자리가 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후 정 영사는 모멘트에 “(이런) 아쉬운 감정을 격한 감정상태에서 조원태 회장님 탓을 했다”면서 “대한항공 덕분에 우리 교민들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은 교민 탑승을 위해 기내에서 준비한 것”이라며 “별도의 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에 앞서 정 영사는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이제 저는 여기 남은 교민들을 다시 챙겨드려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었다.

김포국제공항으로 중국 우한시와 인근 지역에 고립돼 있던 우리 국민들이 탑승한 우한발 2차 전세기(KE9884)가 도착하고 있다. 2020.2.1/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