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요양병원서 화재…49명 사상

24일 발생…노인 2명 질식사…삽시간 번진 연기 왜?

발화지점인 보일러실서 발전기 작동 위한 기름 발견

24일 오전 9시 3분쯤 경기 김포시 풍무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 노인 2명이 숨지는 등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재는 가스 보일러실 내부에 있던 기름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연기가 많이 발생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요양병원 특성상 추락 방지 등을 이유로 작은 창문이 설치돼 환기가 원활치 않았던 데다, 입원 환자들이 모두 병상에 누워 있는 고령의 환자여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김포소방서는 24일 오후 2시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요양병원 화재 현장에서 경찰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감식을 벌이고 이 같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소방은 화재 발화지점인 가스 보일러실에서 화인으로 밝혀진 산소호흡기기 4개를 발견했다.

또 기기 작동을 위한 발전기 등 시설 및 발전기 작동을 위한 기름류도 발견했다.

사고가 발생한 요양병원의 모습.2

소방은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건물 내 연기가 삽시간에 번진 요인을 이 기름류 탓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보일러실 문이 방화문으로 설치돼 연기 확산을 일부 차단했음에도 많은 연기가 발생해 바로 인접해 있던 입원실까지 확산하는 것을 막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보일러실과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집중치료실까지의 거리는 불과 4.5m에 불과했다.

또 요양병원 특성상 환자 추락 방지를 위해 창문을 작게 설치해 환기가 원활하지 않았던 점도 피해 확산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입원 환자 전원이 거동이 불편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고령의 환자들이어서 신속한 대피에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따라 불이 5~6평에 불과한 보일러실만 태우고 50여 분만인 오전 9시55분께 진화되는 등 소방의 신속한 대처에도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소방은 이 불이 건물 전기 점검을 위해 전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요양병원이 중증환자들에게 산소를 투여하고자 보일러실에 있던 산소 호흡기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조사 과정에서 화재 당시 비상벨이 정상 작동됐으며, 보일러실 내 자동확산소화장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도 구비돼 있던 점, 지난해 11월경 소방점검도 마친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미작동 요인과 미상의 점화 요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포 요양병원 화재는 이날 오전 9시3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건물 4층에 있던 요양병원 보일러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현재(오후 2시 기준) 중증치료실에 입원해 있던 A씨(90·여)와 B씨(86)가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또 요양병원 직원 C씨(57) 등1명과 환자 38명 등 총 39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은 유관기관과 협업해 총 11개 병원으로 환자들을 분산 이송했다.

이 요양병원은 2008년 6월 26일 개원해 11년째 운영해 오고 있는 곳이다. 병실은 6인실 23개, 139명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직원은 총 61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병원에는 집중치료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 8명과 일반 병실 내 입원환자 124명 등 총 132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병원 직원은 화재 당시 30여 명이 근무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자체진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119에 신고됐다.

소방은 신고 접수 10여 분만인 오전 9시14분께 현장에 도착해 대응 10여 분만인 오전 9시24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및 대피 작업을 벌였다.

이후 소방대원 56명 등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진화 및 구조 활동에 나섰고, 불은 50여 분만인 이날 오전 9시55분께 완전 진화됐다.

소방은 진화 과정에 있어 연기가 건물 전체에 가득 차면서 환자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보일러실에서 삽시간에 번졌고, 연기가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은 심한 연기 탓에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건물 창문을 부수고 병원 직원들과 주차장 및 계단 통로 3곳을 이용해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이후 사고 발생 1시간여만인 오전 10시5분께 132명 환자를 모두 병원 밖으로 이동시켰다.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불로 2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