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긴축시대’ 10년반 만에 막 내리나

30~31일 FOMC서 0.25%p 금리인하 ‘확실시’

BOJ·BOE도 금리동결 후 추가 양적완화 시사

미국을 위시해 유로존, 영국, 일본 등이 통화긴축 정책을 멈추고 통화확장을 통한 경기 부양으로 방향을 확실히 틀 태세다. 이번 주가 그 시작점이다.

가장 먼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30~31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반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도 전 세계적인 완화 경쟁에 한꺼번에 돌입, 금융위기 이후 풀었던 밸브를 다시 잠궜던 ‘통화정책 정상화(점진적 금리인상) 시대’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미국의 기준금리를 연 2.25~2.50%였던데서 0.25%포인트(p) 인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집행부는 금리인하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과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 FOMC 위원 10명 중 최소 8명이 금리인하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들며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에 힘을 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7월 금리인하가 확실시되자 시장은 금리 인하 폭과 추가 인하 시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 인하할 것으로 보는 확률이 75%이며, 0.5% 대폭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21%에 달했다.

NYT는 “금리인하로 1년간 노골적으로 연준을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면서도 “연준의 이번 조치는 정치적 압력 때문이 아닌 무역전쟁과 세계 성장 둔화에 맞선 경제 예방책”이라고 평가했다.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좌지우지하는 연준이 완화 기조로 돌아서면, ECB와 BOJ, BOE도 연준을 따라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앞서 25일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제로(0)%에서 동결했다. 그러나 성명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금리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완화 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보다 한 발 앞선 29~30일 회의를 여는 BOJ는 일단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상태이지만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가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엔고’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고는 수출 위주인 일본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BOE의 경우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그간 고수해온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다만 11월 이후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파가 본격화되고, 연준이 긴축 행보에 나서면 BOE도 정책 방향을 완화로 선회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마크 카니 BOE 총재가 내년 1월 말 사임 전에 금리를 현행 0.75%에서 0.50%로 낮출 가능성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