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틀 앞둔 날 밤…배 도착 몇분 남기고 참변”

10년간 운영되던 발칸반도·동유럽 ‘7박9일’ 여행상품

“여행 막바지 유람선 야경 감상후 돌아오던 길 사고”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 사고를 당한 한국인들은 여행 막바지 일정에서 선착장 도착을 몇분 앞두고 안타깝게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여행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모임이나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패키지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했다. 가족 단위보다 친지 모임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5월25일부터 6월1일까지 7박9일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등 발칸 반도 2개국을 투어하고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등 동유럽 4개국을 관람하는 일정이었다.

이들은 지난 25일에 인천에서 출발했다. 이날 부다페스트 유람선에서 야경을 관람하는 밤 일정을 마치고 이틀 뒤인 6월 1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이 여행사의 ‘발칸2개국 동유럽 4개국’이라는 200만원가량의 패키지 상품으로 10년 정도 운영되던 여행사 프로그램이다.

패키지를 통해 참여한 여행객 30명과 인솔자 1명, 현지 가이드 1명과 사진작가 1명 등 한국인 33명이 ‘하블라니호'(인어란 뜻) 유람선에 올랐다. 아직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선장도 이들과 함께 탔다. 총 34명이었다.

여행사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관광객들은 이날 현지시간 오후 9시 무렵, 1시간 정도 유람선을 타고 부다페스트 야경을 보고 돌아가던 참이었다. 사고 발생 당시는 도착지까지 몇 분 남겨놓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유람선을 타고 부다페스트의 멋진 야경 감상’이라고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한적한 풍경 속에 돌아오던 관광객들은 스위스 국적으로 추정되는 크루즈가 갑자기 유람선을 들이받아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바이킹크루즈’이라고 불리던 대형 크루즈였다. 유람선은 큰 충격을 받고 전복됐고 크루즈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알려졌다.

침몰 사고가 발생한 현지에는 한 달간 비가 많이 와 강물이 불어있었던 것이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유속도 빠르고 수온도 15도 이하로 차가웠다.

현재까지 정모씨(31·여)와 황모씨(49·여)를 포함해 30~60대 여성 6명과 60세 남성 1명 등 총 7명은 구조됐지만 7명은 이미 숨을 거뒀다. 나머지 실종자 19명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구조가 진행 중이다.

해당 유람선에는 주로 50~60대 장년층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또 최연소 승객으로 6세 어린이와 최고령 승객으로 72세 할아버지도 탑승 중이었다. 아직 이들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행사 측은 “5명의 사고자 가족이 내일 새벽 1시에 부다페스트로 출발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11명의 가족도 추후 따라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영사는 현지에 출동해 당국과 구조작업을, 일부는 병원으로 이동해 사망자에 대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

헝가리 기상정보 전문 제공업체 ‘이디오켑(Időkép)’이 29일 오후(현지시간) 공개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채 침몰한 ‘하블레아니(인어)’호의 사고 순간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