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삼성 노트북 135만불에 낙찰된 사연

‘악성코드 범벅’ …작품명은 ‘혼돈의 지속’

‘현대 인터넷 문화 비평’ 중국 예술가 제작

 

삼성 로고가 있는 평범한 구형 노트북처럼 보인다. 까맣고 투박한 외관은 지극히 평범하다. 전원은 들어오지만 악성코드로 범벅이 돼 사용할 수도 없다. 그런데 이런 노트북이 무려 16억원에 팔렸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악성코드 6개가 들어 있는 삼성 노트북이 뉴욕 온라인 경매에서 134만5000달러(약 16억원)에 낙찰됐다고 AF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8년 출시된 이 10인치 노트북에는 워너크라이(WannaCry), 아이러브유(ILOVEYOU), 블랙에너지(BlackEnergy), 마이둠(MyDoom), 소빅(SoBig), 다크테킬라(DarkTequila) 등 모두 6개의 악성코드가 들어 있다.

이들 악성코드는 모두 한때 악명을 떨치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중 2017년 확산된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는 전 세계 150개국에서 20만대 이상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6개 악성코드가 전 세계에 미친 피해는 최소 950억달러(11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위험천만한 노트북은 다름 아닌 ‘예술작품’이다. 중국의 온라인 예술가 궈오둥이 노트북에 직접 악성코드를 심었다고 한다. ‘혼돈의 지속(The Persistence of Chaos)’이란 작품명도 붙었다.

‘현대 인터넷 문화 비평가’로 자신을 소개한 궈는 “추상적인 사이버 위협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는 사이버 보안그룹 딥 인스티튜트의 의뢰로 이뤄졌다. 이 단체는 노트북에 USB를 꽂거나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으면 악성코드로부터 안전하다고 소개했다.

노트북을 16억원에 구매한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입찰을 한 모든 사람은 악성코드를 유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다고 경매 업체는 전했다.

뉴욕 온라인 경매에서 134만5000달러(약 16억원)에 낙찰된 예술작품 ‘혼돈의 지속(The Persistence of Chaos)’.(출처 = 혼돈의 지속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