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뱅크?…씨티그룹과 손잡고 계좌서비스

구글 “체킹계좌 오픈”…’캐시’ 프로젝트 일환

연방 의회선 “IT 기업 금융업 진출 규제해야”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은행업계로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 구글이 씨티그룹과 손잡고 수표나 어음 발행이 가능한 체킹 어카운트(checking accounts)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CNBC가 13일 보도했다.

구글이 이전에도 신용카드와 결제 플랫폼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 계좌를 직접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구글은 미국 은행 및 전국신용조합감독청(NCUA)과 제휴할 계획”이라며 “구글페이를 통해 스마트 체크 계좌를 제공하고, 고객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나 NCUA 보험 계좌에 돈을 보관하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명 ‘캐시’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구글의 이름 대신 금융기관의 이름을 붙여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이 계좌에 수수료를 부과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저 센궁타 구글 부사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인터넷에도 좋고 우리에게도 좋다”고 밝혔다. 고객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관련해서는 “구글은 고객 정보를 팔 의도가 없다”고 일축했다.

CNBC는 “지금까지 있었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소비자 은행 업무 진출 중 가장 대담한 행보”라며 “수억명의 소비자들로 무장한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이 은행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금융 사업에 진출하는 대형 IT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JP모간체이스와 은행계좌를 놓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고, 애플은 올여름 골드만삭스와 함께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우버 역시 지난달 금융 서비스를 총괄한 ‘우버 머니’를 신설했고, 페이스북은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 프로그램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새 결제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에 미 의회에서는 IT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이날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페이스북 암호화폐인) 리브라가 됐든, 구글이든 거대 기술 플랫폼들이 규제가 생기기 전에 새 분야에 진입하는 게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단 거대 기업들이 진입하면 그 능력을 빼앗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IT기업 규제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