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위생국장 “제발 마스크 구매 중단하라”

트위터에 호소…의료 전문가들 사용 물량 부족사태

“품귀에 효과도 적다는데…꼭 착용해야 하나” 의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아주는 가장 기본적인 위생용품으로 여기던 마스크가 전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를 빚자 정부는 물론 일반인들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마스크가 얼마나 예방 효과가 있으며 긴 줄을 서서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보건당국자들은 지속해서 일반인에게 마스크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미 공중위생국의 마스크 사용 설명서. 일반인이 아닌 의료인들에 대한 자료이다.

◇미 보건 책임자 “마스크 구매 중단하라”

WHO는 코로나19 지침에서 건강한 사람들은 확진자나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돌볼 때만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이런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롬 M. 애덤스 미국 공중위생국장은 더 나아가 트위터에 “심각하게 말한다. 사람들이여, 마스크 구매를 중단하라”고 썼다.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의료 사업자들이 위험에 처해 있으며, 결국 이것이 지역사회에 전반적인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 “마스크로 독감·사스 감소? 증거 불충분”

이같은 완강한 주장들 때문에 실제로 마스크가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몇몇 소규모 연구들은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널리 사용함으로써 다른 호흡기 질환인 독감 및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전염을 감소시켰을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그 증거가 결정적인 것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연구자들은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써야할 경우는 본인들이 감염되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고 있는 때라고 설명했다. 이 때 분사되는 침방울들이 바이러스를 옮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에서 회복중일 때 가족이나 간병인들은 같은 방에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 침방울들은 즉시 땅이나 물체 표면으로 떨어질 정도로 무겁다. 확진자와 가까이 생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이가 공공장소에서 이를 만지고 그 손으로 자신의 코나 입 등을 만져 감염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 제대로 안쓴 마스크는 오히려 독

올바로 사용하지 않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도리어 독이 된다. 애덤스 국장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은 얼굴을 만지기 때문에 더 감염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WHO는 깨끗한 손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벗을 때는 정면을 만지지 말고 뒤로부터 벗고, 벗은 후에도 손을 씻어야 한다고 밝혔다. 일회용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말고 폐기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정부의 마스크판매 요일별 5부제 시행 첫 날인 9일 오전 해골 문양이 그려진 면 마스크를 착용한 어린이가 스마트 폰을 보고 있다. 2020.3.9/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