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우 영감’ 김성환 화백 별세

한국 현대사 기록한 시사만화가…향년 87세

 

한국 대표 시사 만화가인 ‘고바우 영감’ 작가 김성환 화백이 8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1932년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나 1949년 연합신문에서 시사만화 ‘멍텅구리’로 데뷔한 뒤 ‘화랑’ ‘주간만화뉴스’ 등에서 활동하며 한국 현대만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6·25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국방부 정훈국 미술대에 근무하면서 여러 계몽포스터, 삐라, 주간만화잡지 등에 참여했다.

1955년부터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만화를 연재하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고인의 대표작인 ‘고바우 영감’은 1950년 ‘사병만화’에 첫 발표한 이후 1955년부터 2000년까지 45년간 신문 등에서 1만4139회가 연재돼 국내 최장수 시사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고인은 고바우라는 이름에 대해 단단한 바위를 생각하고 지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민족성을 크고 단단한 돌과 연결지은 것이다.

고인은 유신독재 등 정권 하에서 풍자와 비판을 통해 투쟁하고 이를 기록한 작가로도 유명하다. 검열에 의한 삭제와 정정을 셀 수 없이 많이 당했고 벌금형, 미행 등 다양한 고통을 겪었다.

특히 1958년 이승만 정권 당시 경무대(현 청와대)의 권력을 꼬집은 ‘경무대 똥통 사건’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건 대표적인 고인에 대한 탄압 사례였다.

고인은 동아대상, 소파상, 서울언론인클럽 신문만화상, 언론학회 언론상, 한국만화문화상 등을 수상하고 보관문화훈장 등을 수훈했다.

또한 현대만화가협회장, 한국만화 100주년위원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 ‘고바우 영감’의 원화는 2013년 등록문화재 538-2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런 고인의 시사 정신을 기리기 위한 ‘고바우 만화상’이 2001년 제정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금자씨와 아들 규정씨, 딸 규희·규연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0일 오전 9시. 장지는 대전 현충원./뉴스1

고 김성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