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해 노인들이 목숨 바쳐라”

텍사스 부지사 “나도 70살…자손 위해 희생 가능”

트럼프 “일상 복귀 원한다”에 호응…전국서 비난

텍사스 부지사가 폭스뉴스에 출연해 “경제가 망가져 가고 있는데 노인들은 자녀와 손주들을 위해 목숨을 희생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전국적인 비난을 사고 있다.

텍사스 주정부의 2인자인 댄 패트릭 부지사는 23일 밤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쇼에 출연해 “나도 다음 주에 70살이 되는데 미국을 구하고 자손들을 지키기 위해 노인들이 나서야 한다면 나도 기꺼이 목숨을 걸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노인들은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다”면서 “이 바이러스 때문에 국가와 젊은이들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택격리령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부활절(4월12일) 이전에 업무에 복귀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한 것에 호응하기 위해 나온 말이다.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대부분 “제 정신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셜 미디어 등에는 “코로나19이 사회복지 수당을 받는 사람들을 겨냥한 질병이라는 해괴한 농담이 퍼지고 있는데 이보다 더한 악질적 발언”이라는 비판과 “시니어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쓰레기 같은 논리”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텍사스주는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가장 미온적인 곳으로 꼽히고 있다. 텍사스주 전 하원의원인 베토 오루크는 “이런 바보 같은 사람들 때문에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까지 죽을 것”이라며 “텍사스주는 지금이라도 자택 격리령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우리 어머니와 당신의 어머니는 소모품(expendable)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사람의 목숨에 가격을 매기지 않는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폭스 뉴스에 출연한 댄 패트릭 부지사(오른쪽)/Fox News Ca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