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폭풍 몰아친 연휴…최소 7명 사망

5천만명 눈폭풍 영향권…항공기 7300여편 결항·지연

사우스다코타선 비행기 추락…악천후 3일까지 지속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기간 미 전역을 강타한 겨울폭풍에 최소 7명이 숨지고 항공편 수천편이 지연·결항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쏟아지는 눈에 메릴랜드주에선 차량 25대가 연쇄 추돌하는가 하면, 버팔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에서는 활주로가 빙판길처럼 변해 비행기가 착륙 도중 미끄러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2일 CNN·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후 닷새째 눈폭풍이 이어지며 약 5000만명이 영향권에 들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날도 뉴욕·뉴저지·코네티컷·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 등에 겨울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눈폭풍은 미 중서부에 최대 30㎝의 폭설과 허리케인급 바람을 몰고 오며 크고 작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날 캘리포니아 남부 일대에선 약 8600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쪽으로 약 70마일 떨어진 크레스틀라인의 한 주민은 CNN 계열사인 KTLA에 “와이파이도 전기도 없어 마치 1800년대로 돌아간 듯 했다”고 전했다. 전력 회사 측은 당국의 도움을 받아 피해 주민들에게 장작을 나눠줄 계획이다.

하늘길도 꽉 막혔다. 민간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날 저녁까지 800여 항공편이 취소됐고 약 6500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특히 추수감사절은 평소보다 승객이 몰리는 편이라 피해가 더 컸다. 당초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미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은 3160만명으로 작년보다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보스턴과 버팔로, 피츠버그 등 미국 약 20개 주요 도시에서 지연과 결항이 이어지며 심각한 교통난이 빚어졌다.

인명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 30일 미주리주에서는 5살·8살 남아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쓸려내려가 숨졌고, 루이지애나주에서도 한 남성이 강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사우스다코타주에서도 낮 소형 비행기가 추락해 일가족 9명이 사망했다. 현지 당국은 비행기 이륙 직후 눈보라가 휘몰아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악천후는 오는 3일까지 이어지며, 특히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미 뉴잉글랜드주 최북단에 피해가 집중될 전망이다.

NWS에 따르면 2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보스턴·매사추세츠 해안 지역 6인치(약 15㎝), 매사추세츠 내륙 먼 지역 최대 11인치(약 28㎝), 필라델피아 포코노스 남부 및 뉴저지 북서부 1피트(약 30㎝)로 예보됐다.

기상청의 강설예보/N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