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형량협상, 유가족이 원한 것…아시안 증오 없었다”

체로키카운티 섀넌 월러스 DA “롱의 아시아계 지인 3명 인터뷰했다”

“한번도 아시안 혐오발언 듣지 못했다…총격 피해자 인종도 다양해”

성중독만 탓해…풀턴 DA는 “아시안 여성 타깃 확실…증오범죄 추가”

27일 애틀랜타 아시안 스파 3곳에서 8명을 총격 살해한 로버트 애런 롱(22)과 형량협상을 통해 사건을 마무리지은 체로키카운티 검찰이 “형량협상은 유가족들이 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체로키카운티 검찰청 섀넌 월러스 청장(DA)은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당초 롱에게 사형을 구형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에게 신속한 심판(swift justice)를 내리고 장기적인 법정공방과 항소를 막기 위해 형량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접촉할 수 있었던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이 원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러스 청장은 이어 “체로키카운티 수사관들은 이번 사건에서 어떠한 인종적 편견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롱은 섹스중독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스파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사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은 어떤 종류의 증오범죄도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롱을 오랜 기간 알고 있었던 주변 지인들을 인터뷰했으며 이 가운데는 아시아계 미국인 3명도 포함돼 있었다”면서 “그들 가운데 누구도 롱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을 들은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월러스 청장은 “롱의 범죄가 남녀 차별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문제는 롱의 형기를 늘리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수사과정에서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월러스 청장은 이어 “체로키카운티에서 총에 맞은 5명 가운데는 백인 남성과 여성, 히스패닉 남성이 각 1명씩 포함돼 있다”면서 “피해자의 인종적 다양성도 증오범죄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월러스 청장과 체로키카운티 검찰은 롱이 왜 아시안 여성이 운영하는 스파를 범행 장소로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비영리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 남부 지부장인 앨리슨 파딜라 굿맨은 AJC에 “이번 사건에는 분명히 편향된 동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은 인종 편견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아시안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근거로 그들을 표적으로 삼았다면 충분히 증오범죄로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계인 비 웬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롱의 범죄는 아시아계, 특히 아시안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검찰이 계획적인 연쇄 살인을 섹스 중독으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사망자 4명이 모두 한인 여성인 풀턴카운티 사건을 맡고 있는 패니 윌리스 카운티 검찰청장(DA)은 “롱의 범죄가 여성혐오는 물론 아시아계 대상의 인종 혐오범죄라고 믿고 있다”면서 “증오범죄 혐의를 꼭 추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섀넌 월러스 체로키카운티 검찰청장이 기소혐의를 낭독하고 있다./Fox 5 Atlanta 캡처